현시점에서 패션의 주요 트렌드는 바로 ‘올드 머니 룩’이다. 올드 머니 룩(Old Money Look)이란, 단어 그대로 해석하면, 오래된 돈의 냄새 쯤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벼락 부자가 아닌(유튜브나 비트코인 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아졌다.) 집안 대대로 원래부터 부유한 삶을 사는 사람들, 소위 금수저들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올드 머니 패션이라고 말한다. 그 특징을 살펴보자면,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의 모노톤이나 베이지와 같은 뉴트럴 컬러를 주로 착용하고, 로고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으며(솔직히 말하면 로고가 가려져 있다), 좋은 소재로 은근히 고급스러움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고급스러운 소재는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발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좋은 브랜드의 좋은 소재로 만들어진 옷을 사면, 나의 몸매가 변하지 않는 한, 10년이고 20년이고 입어도 옷이 흐트러짐이 없다. 이건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실이다.
그럼 태초부터 찐 부자 남자들은 어떤 옷을 입을까? 최고급 소재와 정교한 테일러링, 장인 정신으로 대변되는 올드 머니 룩 브랜드를 찾는다면, 다음의 브랜드 5가지를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가격은 전혀 착하지않다.
올드 머니 패션을 대표하는 남자 브랜드 TOP 5
올드 머니 룩은 다른 말로 ‘조용한 럭셔리 패션(quiet luxury fashion)’이라고도 한다. 올드 머니 룩, 올드 머니 패션, 스텔스 럭셔리(stealth luxury), 스텔스 웰스(stealth wealth: 로고 없는 명품을 뜻하는 말)는 모두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이를 대표하는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 5가지를 소개한다.
¦ 로로 피아나 |
로로 피아나

부자들의 유니클로라고도 불리는 – 가격을 생각하면 유니클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 로로 피아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패딩 재킷, 그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양복으로도 잘 알려있다.
어느 유명인이 입었는지만 보아도 연령대가 아주 어리지는 않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듯이 로로 피아나의 옷들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지만 조금은 올드해 보이는 디자인인 것도 사실이다.
1924년에 설립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로로 피아나는 그 흔한 로고도 하나 없이 최고가 제품을 판매하고, 그리고 그것들이 로고도 없이 잘 팔린다.
질 좋은 캐시미어 니트의 가격이 보통 300만원에서 600만원 정도 한다. 이렇게 높은 가격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소재의 퀄리티에 있다. 최고급 캐시미어 소재와 울 소재의 옷이 로로 피아나의 주력 제품이다.
디자인은 심플한 정장 느낌의 포멀한 의상을 주로 선보인다. 핸드메이드를 고집하고, 소량만 생산한다.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로로 피아나의 마니아들은 오히려 인기가 많아지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내가 입을 것이 없어질까봐.
눈에 띄지 않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 주요 백화점에 대부분 이미 입점되어 있는 상태이고, 온라인에서도 구매가능하다.
디자인 특징
핸드메이드와 고급 소재를 표방하는 로로 피아나의 시그니처 컬러는 갈색이다. 이는 로로 피아나가 독점 생산하는 비쿠냐 섬유의 본래 색상이기도 하다. 신의 섬유로 불리는 비쿠냐 털은 비쿠냐 한 마리에서 2년을 기다려 고작 200g의 섬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7kg의 속 털이 필요한 코트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 비쿠냐 35마리를 2년 동안 길러야 한다. 물론 비쿠냐 말고도 로로 피아나의 캐시미어는 최고 품질을 보장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아주 높다.
실루엣은 젊은 층보다는 40-50대에게 더 잘 맞는 편이다. 캐시미어 니트 소재 탑이나 카디건 등은 젊은 층에서도 도전해볼만 하다. 한 번 사두면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입을 수 있으니 투자 목적으로 터틀넥 스웨터나 민무늬 니트 등의 기본 아이템을 사두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국내 매장 위치
- 청담동 플래그쉽 스토어
- 롯데백화점(애비뉴엘 본점/잠실점/부산 본점)
- 신세계백화점(강남점, 본점, 센텀시티점, 대구신세계)
- 현대백화점(압구정점, 무역센터점, 대구점, 목동점)
- 갤러리아백화점(명품관EAST, 광교점)
- 아울렛(여주 신세계프리미엄 아울렛)
¦ 더 로우 |
더 로우

두번째로 소개 할 브랜드는 더 로우이다. 더 로우(The Row)는 미국 브랜드로 (우리의 선입견 속에 미국 브랜드는 왠지 초고가 명품보다는 상업적인 것에 집중할 것 같지만)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쌍둥이로 불리는 애슐리 올슨(Ashley Olsen)과 메리-케이트 올슨(Mary-Kate Olsen) 자매가 함께 2006년에 만든 브랜드이다.
더 로우는 극강의 미니멀리즘과 로고가 없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심플한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겉에서는 로고가 없어 더 로우의 디자인인지 알아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엄선한 고급 원단과 고급스러운 핏과 계산된 테일러링을 추구하여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클래식함을 보여준다.
더 로우 옷의 가장 큰 장점은 몇년이 지나도 전혀 유행에 뒤쳐지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트렌디한 디자인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오직 소재와 실루엣만으로 승부하는, 갖은 풍파와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본인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그런 브랜드이다. 무지 면 티셔츠 하나도 80만원에 판매하는 그 자신감이 부러울 따름이다.

특히나 2024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1990년대 미니멀리즘의 열풍을 타고 더 로우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소영, 민효린 등 여러 셀럽들의 데일리백으로 소개되면서 더로우의 마고백은 없어서 못 사는 아이템이 되었다.

¦ 브루넬로 쿠치넬리 |
브루넬로 쿠치넬리

매번 회색 티셔츠만 입는 메타(전 페이스북)의 수장 마크 저커버그의 스타일을 기억하시는지. 무늬도 없고 로고도 없는 어찌보면 후줄근해보이기까지 하는 이 티셔츠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는 회색 티셔츠로 가득찬 옷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니클로 티셔츠처럼 보였던 그의 티셔츠는 알고보니 캐시미어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옷이라고. 흰색 무지 티셔츠 한 장에 30~50만 원에 달하는 이 브랜드에서 맞춤 제작한 티셔츠라고 한다.

1978년에 설립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최상급의 몽골 히르쿠스 산양 캐시미어를 사용한다. 보통 유서깊은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들이 소재에서 승부를 보듯이, 브루넬로 쿠치넬리도 캐시미어의 제왕으로 불린다. 이 브랜드는 캐시미어, 실크, 가죽, 양모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하며, 윤리적인 생산 방식을 고수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윤리성을 따지는 소비자들도 많아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철학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디자인 특징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다른 올드머니 룩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클래식 + 미니멀리즘을 추구한다. 단순한 캐시미어 제품에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을 가미하여 새로운 패션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는 이 브랜드는 장인정신이 깃든 클래식 요소와 현대적인 감성을 적절히 잘 섞어낸 디자인을 선보인다.
국내 매장 위치
-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 신세계백화점(본점/강남점/경기점)
- 롯데백화점(에비뉴엘/부산본점)
- 현대백화점(본점/무역점/판교점/목동점)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EAST
-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 여주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 벨루티 |
벨루티

벨루티(Berluti)라는 브랜드가 생소하게 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워낙 요즘은 수트보다는 캐주얼한 옷들이 사랑을 많이 받는 탓도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할 때 신었던 신발로 벨루티라는 브랜드가 유명해졌다.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벨루티는 무려 1895년에 설립된 엄청난 역사를 자랑한다. 의류도 생산하긴 하지만, 벨루티하면 가죽 신발로 잘 알려져 있다. 벌써 4대째에 이르는 가업으로 신발 메이커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벨루티는 LVMH 그룹에 속해 있는 유일한 남자 럭셔리 브랜드이기도 하다. 시간을 초월하는 슈메이커와 장인 정신을 높이 사는 고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벨루티의 한 켤레의 비스포크 슈즈에는 약 250여 가지의 공정과 50여 시간의 조립과정, 3번에 걸친 마스터 슈메이커가 담당한다고 한다. 비스포크 슈즈 제작에는 라스트 메이커, 패턴 메이커, 커터, 스티처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이들의 장인정신과 기술력이 벨루티 슈즈를 특별하게 만든다.
엄청난 단계의 공정만큼이나 가격도 화려한데, 옥스포드화의 가격이 340만원대, 스니커즈 가격이 250만원대에 달한다. 제 아무리 신발이 좋다고 해도 섣불리 카드가 나가지 않는 가격이다.
국내 매장 위치
벨루티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6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매장은 다음과 같다.
- 신세계백화점(본점/강남점/경기점)
- 롯데백화점(잠실점)
-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EAST
¦ 제냐 |
제냐

럭셔리 수트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는 1910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원단업체로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탈리아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 질 좋은 원단을 수출하던 산업이 주력이었다. 이들 기업들이 하이 퀄리티 원단을 기반으로 해서 본인들만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면서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들이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제냐도 그와 같은 길을 걸어온 브랜드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제냐의 원단은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애용한다. 맞춤 정장이나 예복을 맞출 때에도 제냐 원단은 최고급으로 평가받는다. 동대문 종합시장에서도 정장원단 중에 보면 제냐 원단을 판매하는 경우가 꽤 있다.
제냐는 주로 남성 수트를 주력으로 하며, 그 외에 수트와 콤비를 이룰만한 아이템들을 같이 판매한다. 제냐의 수트나 구두 등은 남성들이 결혼할 때 예복으로 많이 착용하기도 한다.

국내 매장 위치
- 신세계백화점(강남점)
- 롯데백화점(에비뉴엘)
- 하얏트 호텔
- 갤러리아백화점 EAST
-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
- 압구정 분더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