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의 디지털 협업 w/크립토펑크

디지털세계와 패션 브랜드

디지털 환경이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메타버스(Metaverse),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저작권을 인증하기 위해 태어난 블록체인 기술인 대체불가토큰(NFT) 등이 경제, 예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패션계에서도 NFT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구찌는 브랜드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NFT를 발행하기도 했다. 루이비통은 창립자 루이 비통의 20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루이 비통의 마스코트 비비엔(Vivien)이 200개의 모노그램 초를 찾아 세계의 6개 지역을 모험하는 어드벤처 비디오 게임을 선보이면서 게임을 하는 동안 루이 비통의 NFT도 수집할 수 있게 하였다.


Source: (좌)@GUCCI VAULT / (우)@Louis Vuitton

티파니의 디지털 움직임

프로포즈의 상징이자 오드리 헵번의 영화 ‘티파니에서의 아침’으로도 기억되는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Tiffany & Co.)는 최근 크립토펑크(CryptoPunks)를 본 딴 새로운 NFT 컬렉션을 출시했다.

지난 4월 티파니의 부사장이자 아르노 회장의 막내아들인 알렉상드르 아르노(Alexandre Arnault)는 자신이 보유한 크립토펑크 아바타로 색색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펜던트를 실물로 만들어서 트위터에 게재한 바 있다. 이로부터 몇개월만에 이를 비즈니스로 구체화시킨 것이다.

티파니의 이름을 따서 ‘엔에프티프(NFTiff)’라고 불리는 이 컬렉션은 크립토펑크를 소유한 사람만 구매가능하며, 구매자가 보유 중인 크립토펑크 NFT를 티파니의 목걸이 펜던트 (pendant) 실물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8월 5일부터 3일 3시간 동안만 판매되었다.


Source: TWITTER, @ALEXARNAULT

크립토펑크는 캐나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라바랩스’(Larva Labs)가 2017년 블록체인 이더리움의 네트워크에서 발행한 이미지 형태의 NFT다. 인간 남성과 여성, 외계인, 좀비, 유인원 등의 얼굴이 8비트짜리 디지털 화소 캐릭터로 구현돼 있으며, 발행량은 총 1만개다. 티파니 디자이너들은 87개의 서로 다른 속성과 159개의 컬러들로 구성한 1만개의 크립토펑크 NFT를 가장 비슷한 속성의 젬스톤 및 애나멜 컬러들을 매치하여 실물 펜던트로 구현해 낼 예정이다. 펜던트는 18K 로즈 골드, 옐로 골드로 제작하며 최소 30개의 젬스톤 또는 다이아몬드를 활용한 커스텀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각 펜던트의 뒷면에는 고유 번호를 새기고, 연동된 디지털 아트워크와 정품 인증서도 함께 제공한다고 한다.


Source: TWITTER, @ALEXARNAULT

250개 한정판매로 진행된 이 엔에프티프는 크립토펑크 보유자인 경우 1인당 최대 3개까지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각 30ETH(약 5만달러, 발매일 기준 약 7,300만원)로 책정되었는데, 모두 매진되었다. 이는 공개판매 역사상 가장 비싼 NFT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티파니뿐만 아니라 이들의 협업 발표 이후 크립토펑크의 거래량은 2,200% 증가했고 230만 달러(약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코인 데스크가 보도했다.

티파니는 지난 3월 뉴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톰 삭스의 ‘로켓 팩토리(Rocket Factory)’ NFT를 구매하면서 NFT 산업에 처음 도전한 바 있고, 지난 4월에는 만우절을 기념해 가상 화폐를 오마주한 한정판 금화 시리즈 ‘티프코인(TiffCoin)’을 발매하기도 했다. 티파니의 이러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시도가 얼마나 빛을 발할지 또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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