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패션: 사회적 배경 및 패션/뷰티 트렌드


1929년 경제대공항이 미국을 덮치기 전까지 미국은 전성기를 누렸다. 1920-30년대 뉴욕의 당시 모습을 보면 미국이 그 시기에 얼마나 호황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우리나라의 당시 상황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볼 수 있다. 1920년대는 여성성을 거부한 여성들의 패션이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면, 1930년대 패션은 다시 여성성을 극대화시키는 글래머러스(glamorous)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1920-1930년대 뉴욕의 모습

1. 1930년대 사회적배경

1929년 뉴욕 증시의 폭락에서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제공항은 전세계적인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그 이후로 10년 동안 미국의 증시는 약 80% 폭락했다. 1932년 기준으로 미국에는 1,400만 명, 영국에는 300만 명, 그리고 독일에 600만 명의 실업자를 만들었다.

미국인 4명 중 1명이 실업상태가 되었고, 무료 빵 배급을 받기위해서 날마다 줄을 서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1927년에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 싱어(Jazz Singer)’가 개봉했다. 최초의 유성영화를 보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극장으로 몰려들었다. 미국의 중산층은 어려운 가계부 사정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씩은 25센트라는 가격을 지불하면서 영화관을 찾았다. 현실의 암울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의 도피처로 영화는 아주 제격이었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헐리우드 영화로 비비안 리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클레오파트라(1934)’, ‘오즈의 마법사(1939)’ 등이 있다.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싱어’ 극장 앞의 사람들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 싱어’ 극장 앞의 사람들

2. 1930년대 패션 트렌드

경제대공황은 패션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비용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자수와 같은 장식은 자연스래 없어지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수 장식 대신에 원단에 프린트를하기 시작했다.

1) 여성복

1930년대 여성복은 이전시대에 주류를 이루었던 짧은 길이와 직선의 실루엣에서 변화하여 신체의 곡선이 드러나는 긴 길이의 롱앤슬림(long and slim) 실루엣이 등장했다. 롱앤슬림 실루엣이 주를 이루면서 스커트의 길이가 과거에 비해서 길어지고, 골반까지 내려갔던 허리선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또한 20년대의 플랫한 실루엣 대신 브래지어를 착용하여 가슴선이 살아나기도 하였다.

길이가 길어지면 원단도 많이 사용되서 비용이 더 늘어날텐데 왜 실루엣이 길어졌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약간의 다른 해석들이 있지만,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쟁터에 나간 남성들을 대신해 일터로 나갔던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면서 그간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차별을 타파하는 수단으로 여성성을 감추고 보이시한 스타일을 추구했던게 1920년대였다고 한다면…1930년대는 대공황이 가져다 준 높은 실업률때문에 여성들은 사회에서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야 했다는 것이다. 즉,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 그 당시의 사회상에 따라서 여성복도 신체의 곡선을 드러내면서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변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있다.

1920년대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파자마는 나이트 드레스가 다시금 부활하면서 자취를 감추었고, 아르데코의 영향으로 삼각형이 세련된 기하학 형태로 여겨지면서 여성의 드레스도 V자로 노출이 있는 역삼각형의 뒤태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가는 허리와 어우러지면서 우아한 여성의 고혹적인 자태를 극대화하였다. 이는 어덜트룩(Adult Look)이라고도 불리는데, 우아하고 길게 흐르는 H 라인으로 가슴과 등을 V자로 깊게 파진 홀터 넥드레스(halter neck dress)가 이브닝드레스 (evening dress)에 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디자인은 바이어스 재단법을 활용하여 여성적인 이브닝드레스로 유명했던 마들렌 비오네(Madelein Vionnet)가 대표적인 디자이너였다.

1930년대 패션

헐리우드 영화산업이 발전하면서 주얼리를 공급하는 장인들이 활약하게 되고 코스튬 주얼리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샤넬은 코스튬 주얼리를 더욱더 유행시키면서 여성들이 목걸이를 몇겹씩 겹쳐서 두르고 다니도록 홍보하기도 하였다.

2) 남성복

1930년대는 불황이기는 했지만 남성복식에 있어서는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한 계층의 사람들이 아닌 일반 남성들마저 쓰리 피스 슈트를 걸치지 않고서는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고 하니 남성들이 얼마나 옷을 제대로 입었을지 알 수 있다.

“많은 복식 역사가들은 1930년대를 남성복식에 있어서 비할 데 없는 최고의 시대라 부른다..세계경제는 대공황을 겪고 있었지만, 남성복 유행은 유럽의 귀족, 실버스크린 위 헐리우드 배우들, 그 외 상류층을 위해 제작된 맞춤복을 모방하고 있었다. 그러나 30년대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교훈은 상류층의 평균적 의복에 대한 감각이 그들에 비해 많이 뒤쳐지지 않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그들이 스타일에 있어 올바른 조언을 받았고, 우아한 남성들을 스타일의 귀감으로서 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알란 플루서, <<Style and the Man>>

1930년대 남성복 수트는 허리 라인을 슬림하게 제작하였다. 1930년대 초에는 허리에 주름(현대에도 시도하기 쉽지 않은)이 들어간 더블브레스트의 비즈니스 슈트도 착용했는데, 이 재킷은 베스트와 통 넓은 바지와 매치하였다. 오버코트와 레인코트는 넓은 어깨와 여유있는 핏의 몸통과 소매로 재단하였는데, 큰 카라와 리버스가 달렸으며 여성들의 길이처럼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기장으로 제작되었다. 슈트 재킷도 각진 어깨와 큰 리버스 디자인이 대세였다. 바지는 헐렁하고 여유있게 턱이 잡힌 통 넓은 바지에 커프스가 일반적이었다.

1930년대는 상류층의 취향이나 복장, 매너가 일반 대중들에게 전파된 거의 마지막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옷차림과 매너가 계급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대중들은 상류층을 따라하고자 했지만 곧 대중문화가 일반적이 되면서 이러한 현상도 막을 내린다.

3. 1930년대 뷰티 트렌드

1930년대에는 피부를 그을려서 건강하게 보이게하는 태닝(tanning)이 유행하였다. 이 시작은 본래 1920년대 말 크루즈 여행에서 돌아온 가브리엘 샤넬이 검게 그을린 피부로 등장한 이후 엄청난 유행을 끌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스포츠웨어와 레저 산업의 발전으로 마르고 그을린 피부의 늘씬한 모습이 1930년대 스포티한 여성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1) 메이크업

1930년대 전체적으로 피부는 대리석같이 완벽한 아름다운 피부를 선호하였고, 메이크업 등을 통해서 입체감과 깊이감을 부여하였다. 눈썹은 밝은 브라운 컬러에 아치형의 가느다란 눈썹이 유행하였다. 눈은 아이홀을 강조하고 메이크업을 통해 음영감 부여하고자 하였으며, 마스카라와 인조속눈썹으로 풍성함을 강조하였다. 입술은 펜슬을 이용하여 라인을 따라 그려 볼륨감을 주면서도 또렷한 아웃커브형으로 그렸고, 색은 밝은 레드계열이 인기를 끌었다.

2) 헤어

1930년대 초에는 1920년대에 인기가 있었던 가르손느나 보이시의 영향으로  짧은 머리가 지속되다가 점차 긴 머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특히 귀를 반쯤 가리면서 웨이브를 넣은 헤어가 유행하였는데, 이를 페이지 보이 밥 스타일(page-boy bobed style)이라고도 불렀다. 1930년대는 모자 없이는 외출을 안한다고 할 정도로 모자의 중요성이 컸는데,  이런 페이지 보이 밥 스타일 헤어에 모자는 챙이 축 늘어진 형태의 슬라우치 햇(slouch hat)이 유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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